책을 읽다

[책]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LOVE 르네상스 2025. 9. 9. 17:12

 


 

"슬퍼하지 마라, 작은 나무야. 이게 자연의 이치라는 거다. 탈콘은 느린 놈을 잡아갔어. 그러면 느린 놈들이 자기를 닮은 느린 새끼들을 낳지 못하거든. 또 느린 놈 알이든 빠른 놈 알이든 가리지 않고, 메추라기 알이라면 모조리 먹어치우는 들쥐들을 잡아먹는 것도 탈콘들이란다. 말하자면 매는 자연의 이치대로 사는 거야. 메추라기를 도와주면서 말이다."

"Don't feel sad, Little Tree. It is The Way. Tal-con caught the slow and so the slow will raise no children who are also slow. Tal-con eats a thousand ground rats who eat the eggs of the quail - bothe the quick and the slow eggs- and so Tal-con lives by The Way. He helps the qu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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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겨울해 받으며 산길을 걷다보면

길 위에 난 발자국 따라 걷다보면

오두막집으로 이어지지. 야생 칠면조로 다니는 길로

이게 바로 체로키의 천국이라네.

산꼭대기로 눈 들어 아침의 탄생 지켜보렴

나뭇가지 사이로 지나는 바람의 노래 들어보렴

대지인 모노라에서 생명이 솟는 것 느껴보렴

그럼 체로키의 이치를 알게 될 거야.

새벽이 올 때마다 삶 속에 죽음 있고

죽음 속에 생명 있음을 알게 되리니

모노라의 지혜를 배우면,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될 거야

체로키의 영혼을 느낄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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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말의 뜻보다는 소리, 즉 말투를 더 마음에 새겨들으셨다. 할아버지는 언어가 서로 다른 민족이라도 음악을 들을 때는 같은 것을 느낀다고 주장하셨다. 할머니도 같은 생각이셨다. ...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사랑과 이해는 같은 것이었다. 할머니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사랑할 수 없고, 또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는 더더욱 없다, 신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하시곤 했다.

Granpa favored the sound, or how you said a word, as to its meaning. He said folks that spoke different words could feel the same thing by listening to the sound of music. Granma agreed with him. ... To them, love and understanding was the same thing. Granma said you couldn't love something you didn't understand; nor could you love people, if you didn't understand the people and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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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설명에 따르면, 할아버지가 태어나시기 전 옛날에는 '친척kinfolks이라는 말이 이해하는 사람, 이해를 함께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쓰였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갈수록 이기적으로 되는 바람에 이 말도 단지 혈연관계가 있는 친척을 뜻하는 것으로 바뀌고 말았다. 하지만 그건 본래의 말뜻과는 아무 관계도 없었다.

Granpa said back before his time "kinfolks" meant any folks that you understood and had an understanding with, so it meant "loved folks." But people got selfish, and brought it down to meant just blood relatives; but that actually it was never meant to mean t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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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이 이야기를 듣고 너구리 잭이 너무 안돼서 울 뻔했다고 하셨다. 그 다음부터 할아버지에게는 너구리 잭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 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를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그런게 'kin'이며,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분쟁의 대부분은 이것을 실천하지 않기 떄문에 일어난다고 하셨다.

Granpa said, he come might near crying fer 'Coon Jack. He said after that, it didn't matter what 'Coon jack said or did... he loved him, because he understood him. Granpa said that such was "kin", and most of people's mortal trouble come about by not practicing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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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다 큰 사내야. 거기다 딸린 식구까지 있구. 그러니 이러쿵저러쿵 잔소리할 필요는 없을 성 싶다... 다만 우리가 믿는 걸 지키려고 할 때는 한시바삐 손을 내밀어 다른 사람과 손을 잡도록 해라. 우리 시대는 갔다. 지금 오고 있는 너희의 시대가 어떻게 될지는 나로서는 알 수 없다. 그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너구리 잭도 그럴 게다. 그런데 너한테 남겨줄 것조차 없으니... 하지만 산만은 언제나 변함없을 거다. 너도 누구보다 산을 좋아하니 다행이고. 우리는 자기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Ye're a man, full and with family," the old man said, "and I 'll not hold ye to a lot...'ceptin' we stretch our hand to clasp any man's as quick as we'll defend what we was give to believe. My time is gone, and now the time will be something I don't know, fer you. I wouldn't know how to live in it... no more'n 'Coon Jack. Mind ye've litte to meet with... but the mountains'll not change on ye, and ye kin them; and we be honest men with our feel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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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에서 물을 튀기며 다니는 바람에 옷이 젖었지만 할머니는 거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체로키는 아이들이 숲에서 한 일을 가지고 꾸짖는 법이 절대 없다.

I got pretty wet, splashing in the spring branch, but Granma never said anything. Cherokees never scolded their children for having anything to do with the wo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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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체로키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비밀 장소를 갖고 있다고 하셨다. 할머니 자신에게도 비밀 장소가 있으며, 할아버지에게도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물어본 적은 없지만 할아버지의 비밀 장소는 산꼭대기 가는 길 어딘가에 있다는 걸 알고 있다. ... 비밀 장소는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자 나한테도 비밀 장소가 있다는 사실이 그럴 수 없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할머니는 사람들은 누구나 두 개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하셨다. 하나의 마음은 몸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꾸려가는 마음이다. 몸을 위해서 잠자리나 먹을 것 따위를 마련할 때는 이 마음을 써야 한다. 그리고 짝짓기를 하고 아이를 가지려 할 때도 이 마음을 써야 한다. ...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런 것들과 전혀 관계없는 또 다른 마음이 있다. 할머니는 이 마음을 영혼의 마음이라고 부르셨다.

만일 몸을 꾸러가는 마음이 욕심을 부리고 교활한 생각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칠 일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이익 볼 생각만 하고 있으면... 영혼의 마음은 점점 졸아들어서 밤톨보다 더 작아지게 된다.

Granma said all Cherokees had a secret place. She told me she had one and Grandpa had one. She said she had never asked, but she believed Grandpa's was on top of the mountain, on the high trail. She said she reckined most everybody had a secret place...

Granma said everybody has two minds. One of the minds has to do with necessaries for body living. You had to use it to figure how to get shelter and eating and such like for the body. She said you had to use it to mate and have young'uns and such. She said we had to have that mind so as we could carry one. Bur she said we had another mind that had nothing at all to do with such. She said it was the spirit mind.

Grandma said if you used the body-living mind to think greedy or mean; if you was always cutting'at folks with it and figuring how to material profit off'n them ... then you would shrink up your spirit mind to a size no bigger'n a hickor'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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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들은 살아 있어도 죽은 사람이 되고 만다. 할머니는 어디서나 쉽게 죽은 사람들을 찾아 낼 수 있다고 하셨다. 여자를 봐도 더러운 것만 찾아내는 사람, 다른 사람들에게서 나쁜 것만 찾아내는 사람, 나무를 봐도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고 목재와 돈덩어리로만 보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이었다. 할머니 말씀에 따르면 그런 사람들은 걸어다니는 죽은 사람들이었다.

That's how you become dead people. Granma said you could easy spot dead people. She said dead people when they looked at a woman saw noghing but dirty; when they looked at other people they saw nothing but bad; when they looked at a tree they saw nothing but lumber and profit; never beauty. Granma said they was dead people walking a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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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들이 대지의 여신인 모노라의 자궁 속에서 열을 받아 싹을 틔우는 온도는 각각 다르다. 대지가 이제 막 따뜻해지기 시작할 무렵에는 아주 작은 꽃들만이 피어난다. 대지가 좀 더 따뜻해지면 좀 더 큰 꽃들이 피어나고, 나무에도 수액이 돌기 시작한다. 더불어 나무들은 임신한 여자처럼 기지개를 켜며 부풀어오르다가 드디어 가지 끝에 일제히 새싹들을 터뜨리게 된다.

자연의 비밀은 이미 다 밝혀졌고, 자연에 영혼 따위는 없다고 하면서 비웃는 사람들은 산속의 봄태풍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일 것이다. 자연이 봄을 낳을 때는 마치 산모가 이불을 쥐어뜯듯 온 산을 발기발기 찢어놓곤 한다.

Folks who laugh and say that all is known about Nature, and that Nature don't have a soul-spirit, have never been in a mountain spring storm. When She's birthing spiring, She gets right down to it, tearing at the mountains like a birthing woman clawing at the bed quil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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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살아 있고 출산의 진통을 겪는다. 산에서 봄을 맞아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것을 알 수 있다. 할아버지는 무엇보다도 작년의 모든 묵은 찌꺼기들을 자연이 깨끗이 쓸어 없애는 중이라고 표현하셨다. 그래야 자연의 새로운 출산이 정갈하고 튼튼한 것으로 될 수 있다고 하시면서.

가을은 죽어가는 것들을 위해 정리할 기회를 주는, 자연이 부여한 축복의 시간이다. 이렇게 정리해나갈 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했어야 했던 온갖일들과... 하지 않고 내버려둔 온갖 일들이 떠오른다. 가을은 회상의 시간이며... 또한 후회의 계절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하지 못한 일들을 했기를 바라고... 하지 못한 말들을 말했기를 바란다...

그 해 겨울은 특히 혹독하게 추웠다. 그래서 위스키를 만들 때면 증류기의 긴 관이 얼지 않도록 불을 때는 게 큰일이 되었다. 때로는 혹독한 겨울도 필요하다고 할아버지는 말씀하셨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보다 튼튼히 자라게 하는 자연의 방식이었다. 예를 들면, 얼음은 약한 나뭇가지만 골라서 꺾어버리기 때문에 강한 가지들만이 겨울을 이기고 살아남게 된다. 또 겨울은 알차지 못한 도토리와 밤, 호두 따위들을 쓸어버려 산속에 더 크고 좋은 열매들이 자랄 기회를 제공해준다.

감상평

사실 오랜만에 본 매우 따뜻하고 감동적인 책이였지만, 저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난 뒤 나는 별점을 감점할 수 밖에 없었다. 난 당연히 저자 포레스트 카터가 인디언의 후예인 줄 알았는데, 그는 백인이였고,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인 KKK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너무 놀라울 뿐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소설을 쓸 수 있는 사람이 그토록 극단적인 생각과 활동을 했다는 것이... 사람은 참으로 다양한 면을 가진 알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 소설과 그의 그러한 극단적인 활동의 공통점이 있다면 자신의 신념을 아주 강하게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소설에서는 자연과 인디언의 생활양식을 지키는 모습으로, 그의 사생활에서는 백인우월주의라는 신념으로. 신념은 이렇게 양날의 칼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를 수록 느끼는 것은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떻게 하면 한 사람의 진실을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을까? 온갖 이미지 메이킹에 넘어가지 않고, 한 사람의 본심을 볼 수 있을까... 사람이 피상적인 관찰을 넘어서 깊은 통찰로 들어가려면 우선 자신의 모든 편견을 내려놓고, 진심으로 솔직해져야 한다.

그래도 어쨌든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아름다운 소설이였다. 비록 그는 백인이었지만, 인디언 혈통의 혼혈이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실제로 10살때까지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다는 이야기도 돈다. (확실한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비록 KKK단 활동을 했지만, 나는 그가 그런 활동을 접은 뒤, 작가로 들어서면서 어떤 회개하는 마음으로 썼다고 믿고 싶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이 소설 안에서 보여지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인간의 마음, 그리고 영혼을 존중하는 정서, 그리고 백인과 기독교의 편협함을 비판하는 글을 보면서 혹시 그런 마음으로 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감동적인 작품을 만들 능력이 있는 작가는 사생활이나 인품도 다지면서 살아가면 좋겠다. 그것이 읽는 독자를 위한 예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