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ht Drawings 가벼운 그림 30

괜찮다. 괜찮아.

지난주 가족과 함께 픽사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를 보았다. [인사이드 아웃]은 주인공 소녀 라일리의 내면에 있는 다양한 감정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이다. 기쁨, 슬픔, 분노, 짜증, 까탈스러움등의 감정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나는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볼때마다 그들의 스토리 텔링 능력에 감탄을 거듭하게 된다. 픽사는 매우 평범한 삶의 스토리를 비범하게 풀어나가며 그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이 굉장하다. 매상 비슷비슷한 갈등이 반복되는 K 드라마와 축을 달리한다. 삶의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를 애니메이션으로 아주 심플하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누가봐도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작년 이즘에는 엘리멘탈(elemental)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멈추고 스스로 사유하는 시간

정보, 지식보다 중요한 것.그것들을 찾아 헤메고 습득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모든 것을 멈추고 스스로 사유하는 시간이다.    [A.I x 인간지능의 시대]를 집필한 김상균 저자는 카이스트 대학생을 위한 인공지능 수업에서 연필과 종이만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인공지능에 관한 수업이라면 대단한 컴퓨터와 로봇이 즐비한 환경에서 공부할 것 같은데, 그와 대비되는 스토리가 흥미롭게 들렸다. 그의 말에 따르면 기술이나 외부의 정보를 활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엄청난 도구들을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가 관건인데, 자신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사유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문득 돌이켜보면 인터넷이 세상에 나온 이후로 나홀로 골똘히 생각에 잠기거나 무언가를 상상해보는 ..

텅 빈 마음으로

창고 정리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퍽 작은 면적의 창고가 발 디딜 곳이 없이 꽉 차 있었다. 나의 옛 그림들과 책들로. 볼 때마다 답답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끌어 안고 살았다. 창고를 정리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몇번이고 정리해야지, 버려야지 생각을 했지만, 막상 옛 그림들과 물건들을 보면 ‘이것만은 절대 안돼…’ 하며 버리려던 물건들을 몇번이고 다시 집어넣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다시 한번 큰 마음을 먹었다. 내 작품 세계가 계속 답보 상태인 것이 느껴졌고, 더 나아가 삶에 어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언가 새로운 차원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과거의 방식들이 여전히 나를 붙잡아두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창고에 있던 오래된 그림과..

21세기 아티스트의 고민

21세기 아티스트는 고민 중이다. 여러가지 생각이 실타래처럼 꼬여있는데, 이것이 풀리지도 않고 하나로 엮여지지도 않는다. 투두리스트TO-DO-LIST는 몽땅 적어놨는데 뭘 해야 할지 몰라서 헤맬 때가 많다. 그 많은 행위를 하나로 관통하는 중심축이 부재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을 계속해도 될까... 하고 고민할 때가 많다. 인공지능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내가 하는 일의 가치가 무엇인지 계속 의문을 갖게 된다. 내가 좋아했던 일, 잘한다고 생각했던 일을 인공지능이 빠르게 차지해나가는 느낌이 든다.이거 정말 해도 되는 일인가? 의미가 있나... 싶을 때가 많았다.  어떤 일을 꾸준히 실행하려면 그 일을 하는 당위성과 목표가 분명해야 하고 그 일에 진심으로 끌려야 한다. 내가 아직 분명하게 찾..

다시 그려볼 결심.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오랫동안 그림을 쉬었다. 글을 쓴답시고 참 오랫동안 붓을 놓고 있었다.솔직히 왜 그려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년에 책을 한권 출간하고 글을 쓰는 작가로 전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책 이름이 하필이면 [나는 화가다]이다.이런 책을 내놓고 정작 본인은 그림에서 저만치 멀어져 있다니 참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독자를 기만하는 거냐!) 하지만 어쩌면 한 분야에 전문가라는 탈을 쓰는 순간 이상하게도 그것과 좀 멀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약간 뭐랄까 의무감으로 가져간다고 해야 할까? 오늘 책쓰기 코칭을 하는 지인과 연락을 했는데, 다른 사람의 글쓰기 코칭은 잘 할 수 있는데, 정작 본인의 글을 쓰는 것에는 저항감이 높고 매우 어..

4.22 pen drawing (feat. 창조적 행위)

[창조적 행위: 존재의 방식] 이라는 책에서 좋아하는 챕터 하나를 받아 적어보았다.     -위대한 기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우리는 불안감을 마주하곤 한다. 아무리 경험이 많고 아무리 성공하고 아무리 준비가 잘 되어 있어도 거의 예외는 없다. 공허함을 마주할 때는 서로 반대되는 감정이 팽팽하게 긴장감을 이룬다. 위대한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흥분감과 그러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하지만 결과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 기대감의 무게가 커질 수도 있다. 과제를 감당하지 못할거라는 두려움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해내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걱정을 저지하고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돕는 것이 바로 작업에 대한 믿음이다. 작업하려고 앉으면 결과를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지금까..

다빈치 스터디 5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Salvator Mundi'는 아직도 진위 여부가 갈리는 작품이다. 누군가는 레오나르도가 그린 진품이라 하고, 누군가는 레오나르도의 제자나 혹은 다른 이가 그린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이 어찌되었든간에 그런 논란을 불러일으킬만한 매력적인 작품인 것 같다. 원작에 있는 구를 든 예수의 손을 그대로 그리진 않았다. 살짝 변화를 주어보았는데, 구 안에 빛나는 3가지의 무언가를 그려보았다. 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을 때, 나는 마음 속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다는 깊은 바램이었던 것 같다. 예수가 든 이 신성한 구 안에 아름다운 집형태를 그려볼까하다가 그것보다는 훨씬 단순하고, 심볼릭하게 표현하고 싶어서 다면체의 추상적인 형태를 넣어보았다. ..

다빈치 스터디 4

Salvator Mundi (구세주)라는 이 작품은 2011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진본 목록에 새로 추가된 그림이다. 그림이 발견된 당시는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심하게 회손되어 있었다고 한다. 심혈을 기울인 복구작업 끝에 이렇게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레오나르도의 대표작 모나리자 못지 않게 신비롭고 아름다운 작업이라고 생각된다. 5000억 정도의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팔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