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tings 페인팅 29

Beyond Time

경주 감실부처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 감실부처는 한국에 있는 그 어떤 불상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늘 들곤 했다. 늘 바쁜 마음으로 돌아다니며 한 시도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잘 하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은 이렇게 한자리에 오래 뿌리 잡고 앉아 있는 돌부처님을 보며 마음의 위안을 얻곤 했다. 정말 중요한 것, 소중한 것은 멀리 있지 않음을, 과거도 미래도 아닌, 바로 여기 있음을 이 돌부처님은 말해주는 듯 하다. 시간을 초월한 그 자리에서 (Beyond Time), 위대한 침묵 속에서.

She arrived in unknown place and fell into grace.

[She arrived in unknown place and fell into grace.] 그녀는 알 수 없는 곳에 도달했고, 곧 Grace 안으로 들어갔다. 이 또한 2020년 코로나 시국의 시작되었을 때, 그렸던 그림이다. 우리는 알지 못한 곳에 도착했고, 모든 것이 멈추었다. 그 곳에서 우리는 일상을 멈추고 잊고 살았던 자신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사실 이 그림을 그리고 나서, 제목을 뭐라고 지어야 할까 고심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 어느날 길에서 걷고 있는 한 여성분의 옷에 이와 같은 글귀가 적혀져 있는 것을 보았다. She arrived in unknown place and fell into grace. 그것을 보자 마자 바로 이거다! 싶었다. 내가 생각했던..

Dreaming Tree

나에게는 산책길이 있다. 거의 매일 같이 거니는 공원 같은 공간, 텅빈 공터 그리고 많은 나무들, 하늘이 보이는 곳. 그 곳을 거닐다가 매우 여리고, 어린 나무 한그루를 보게 되었다. 나무 둥치는 내 팔만큼 가늘고, 이제 막 퍼지기 시작한 나무가지들도 여리여리했다. 정말 작은 꼬마 나무. 너무나 연약하지만 그 안에서 어떻게든 성장하고자 하는 끈질긴 힘을 느꼈다. 나는 꿈꾸는 나무를 보았다.

Time collapse - 2020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전에 없던 세상의 시작을 보았다. 당시 내가 이 작품을 비롯한 몇몇의 그림을 그리며 썼던 작가 노트의 일부를 여기에 적어본다. '일단 멈춤' 이런 시기가 올 줄 몰랐다. 그 어느때보다 따로 떨어져 지내고, 각자의 집에서 사유하는 시간이 길어졌던 한해. 그 어느 해보다 비가 많이 쏟아졌던 해이기도 하다. 이렇게 들이붓듯 쏟아지는 비는 실로 오랜만이었다. 올 여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정도로 서늘했다. 마치 모든 상황이 '일단 멈춰'라고 말하고 있는 듯 했다. 열정이라는 미명하에 습관적으로 행하던 모든 일을 멈추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 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앞이 안보이는 깜깜하고 차가운 암실이라기 보다는 이제 태어나기 위해 엄마의 자궁 속에..

Opening

As I observe intricate patterns of tree branches, it reminds me of complexity of our microcosmic and macrocosmic world. Vivid liveliness of nature always teach us something very important, 'interconnectedness' of our beings. With deep awareness of this interconnectedness, there we can finally embrace peace and harmony with each other. 벤쿠버에서 지낼 때, 시간 날때마다 공원에 갔다. 벤쿠버는 한국과 달리 나무들이 대체로 굉장히 큼직큼직하고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