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ht Drawings 가벼운 그림 24

단청공부 - 11

저번에 부채에 넣을 단청 이미지를 정했다. 단청 밑그림을 다시 손보고, 부채에 옮겼다. 스케치 밑에 먹지를 대고 옮겨 그려보았는데, 부채 위에 잘 나타나지 않아서, 결국 그냥 도안을 보고 붓으로 그리게 되었다. 그 전날 배탈이 나서 몸에 기운이 없는데, 내가 그리는 그림의 선에도 그런 힘없는 기운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림은 역시 거짓말을 못한다. 아무튼 부채에 밑그림을 넣는 것을 대충 끝냈다. 여기저기 번지고 삐뚤삐뚤하지만, 그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지금 하는 고민은 부채의 칠보 문양을 컬러로 칠할까, 아니면 한 색으로만 (MONOCROME) 할까 고민중이다. 한색으로만 한다면, 청화백자처럼 파란색 한 색만 쓰려고 한다. 이번에 배운 교훈: 부채살처럼 고르지 못한 표면을 가진 제품에 그림을 옮겨 그릴때는..

단청 공부 -10

채색화를 끝나고 들어가게 될 다음 작업은 부채에 그리는 칠보문양이다. 칠보문양에 대한 간단한 정보는 아래와 같다. 칠보문은 자손들에게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재앙을 물리치기를 기원하는 무늬이다. 칠보에는 복을 상징하는 전보(錢寶), 다복을 상징하는 서각보(犀角寶), 경사를 뜻하는 방승보(方勝寶), 타고난 복과 벼슬의 녹을 상징하는 화보와 서보(書寶), 장수를 상징하는 애엽보(艾葉寶), 다복을 의미하는 경보(鏡寶), 귀함을 상징하는 특경보(特磬寶)가 있다. 동전, 서각, 보자기, 화첩과 책(서화), 쑥 잎사귀, 거울, 아악기 [출처] 7가지 보물 칠보|작성자 엣씨1204 여러 종류의 도안이 쓰이는데, 그 유형은 전보(錢寶)·서각보(犀角寶)·방승보(方勝寶)·화보(畫寶) 및 서보(書寶)·..

단청공부 - 8

다음 작품은 부채에 칠보문양을 그리는 과정이다. 칠보문양을 부채에 그려넣기 전에 , 부채에 교반수를 발라야 한다. 반의 수강생들이 사용하기 위한 교반수를 500ml 만드는 과정이 있었다. 500ml 정도의 교반수를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아교는 15g 정도가 된다. 300ml 정도의 물에 아교 15g을 넣어 냄비에 중탕한다. 200ml 정도의 찬물에 5g 정도의 백반을 곱게 갈아서 넣는다. 그래서 이 두가지를 섞으면 교반수 완성이다. 그런데 내가 직접 해본 적은 없고, 난 여전히 옆에서 보는 역할이다. 500ml 정도면 반의 수강생이 모두 함께 쓸 수 있기 때문에 따로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 한 두사람이 팔 걷어붙이고 하면 그만이라서, 직접 스스로 만들 기회는 아직 없었다. 옆에서 만들어주면 편하긴 한데..

단청 공부 -7

일주일에 한번씩 단청반에 갈때마다 블로그를 업데이트 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는데, 가끔 게으름 때문에 빼먹고 있다. 실은 지난주 올렸어야 하는 내용을 오늘 올리는 바이다. 오래전부터 시작한 채색화를 아직도 작업중이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은데, 빨리 끝내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 수업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집으로 가져와서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다른 선생님들은 채색화를 이미 마치신 분이 많다. 난 느림보처럼 가고 있다. 처음엔 느긋하게 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내 작업이 늦어지고 있어서 조금 조바심이 생겼다. 다 마친 채색화가 정말 보기 좋다. 지도 선생님께서 여기에 사인도 첨부하고 좋아하는 글귀가 있으면 써넣어도 좋다고 하신다. 그런데 아직 단청을 그릴 ..

단청 공부 5

지지난주는 몸이 좋지 못해서, 그리고 지난주는 어린이날 공휴일이었기에 수업을 참석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제 수업에 참석했을 때는 정말 오랜만에 수업을 듣는 기분이 들었다. 아프지 않고 수업을 참석했었더라면 진즉에 끝냈을지도 모르는 작업이다. 어제 끝내려고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어제는 뜻밖의 새로운 그릴 거리가 주어졌다. 우리를 가르치는 선생님께서 올해 창경궁 명칭 환원 40주년을 맞아 2023 봄 궁중문화축전의 메인 프로그램에서 단청 그림 체험을 진행하셨다. 나도 참여했으면 재미있었겠지만 일정이 있어서 참여하지 못했는데, 프로그램이 끝나고 남은 표본을 가지고 우리 기초반도 그리게 되어 좋았다. (어린이날 폭우가 와서 체험이 1회 취소되는 바람에 표본이 많이 남았다고 한다.) 작은 사이즈의 3개의 밑그림..

단청공부 4

지난 3월에 단청반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은 매우 천천히, 그리고 널널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급하게 하거나, 뭔가 대단한 것을 많이 해야 한다거나 하는 압박감이 전혀 없다. 처음에는 너무 널널하게 진행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만도 조금 가졌었는데, 지금은 그냥 이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열심히 안해도 된다는 것이 좋다. 이걸로 뭘 대단한 것을 어떻게 만들어 볼 생각은 없다. (이 분야엔 이미 대단하신 분들이 많은 듯 하여. 마음을 내려놓았다. ㅎㅎ) 말 그대로 새로운 취미, 새로운 배움 그 자체로서 대하고 싶다. 어른이 된 이후로는 모든 것을 너무 심각하게 대했다. 많은 것들은 습득하고 익혀야 하고 써먹어야만 하는 대상으로 느껴졌다. 그냥 대충 마음가는데로 해도 되는 일이 별로 없었다. 그..

재미있는 그림 한장

2014년 친구에서 선물했던 드로잉이다. 그림 속에서 큰 소리로 말하고 있는 사람이 내 친구를 캐릭터와 시킨 모습이다. 당시 그녀는 대학원에서 Art History를 전공하고자 마음을 먹었던 상황이었다. 격려차 그린 그림이다. 오랫동안 잊고 있다가 작년에 컴퓨터 파일을 정리하면서 우연히 '출토'된 작품이라 하겠다. ​ 가끔 이런 재밌는 드로잉도 계속 하고 싶단 생각이 든다.

단청 공부 3

오늘은 나무 널판지에 '뇌록'이라는 물감(?)을 바르고, 초바늘을 만들고, 초바늘로 초지에 구멍을 내는 작업을 했다. '뇌록' 물감을 만드는 것은 연구반 선배님들이 나서서 도와주셨기에 어떻게 그것을 만드는 것인지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하는 신생아 같은 수준이다. 초바늘을 만들기 위해, 칫솔을 자르고 거기에 달군 바늘침을 꽂는 작업을 해야 했는데, 정말 어려웠다. 만들긴 했는데, 결국 나중에는 바늘침이 도로 빠졌다. 다시 만들어야 한다. 오늘 한 선배님이 캔버스에 단청으로 그림을 그려서 가져온 것을 보았다. 나는 단청이라고 해서 무조건 화선지나 나무 위에만 그려야 하는 줄 알았는데, 캔버스에도 칠을 하는 것을 보고 매우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