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lass 미술 수업/어린이 미술수업

[도서관 특강] 어린이 만화 교실 (2024년 6월) - 3, 4

Anan아난 2024. 6. 12. 19:32


2024년 어린이 만화 교실 6월 3번째, 4번째 수업을 기록을 올려본다.
작년에 했던 만화교실과 이름도 같고 구성도 비슷하지만, 수업시간에 하는 활동지도 바꾸어보고 몇가지 변화를 주었는데, 생각보다 이게 생각보다 아이들을 바쁘게 했다. 어떤 아이들은 잘 따라오는데, 어떤 아이들은 수업과제양이 많아지면 자포자기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개별적인 관심이나 피드백이 필요한데, 혼자 8~9명에 달하는 아이들을 돌보다보니 그런 개별적인 관심을 줄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런 점이 아쉽다. 

도서관에서 문화수업에 투자하는 자금이 넉넉했더라면 보조 교사가 있을 수 있었을 것이고, 그러면 좀더 풍부하게 수업을 이끌어나가고 중도 포기하는 학생이 없을 수 있는데 그런 것이 아쉽다면 아쉽다. 오히려 도서관에서 사람을 고용하는 것을 줄이고 있다고 한다.

 

 

 

 

만화를 열심히 그리고 있는 아이들.

이렇게 열심히 그리다가 곧 지치는 아이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사실 지칠만한 시간이다. 학교에서 끝나고 와서 또 수업을 받고 있는데, 머리와 손을 열심히 써야 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간식이라도 주고 싶다. 마지막 수업에는 작은 간식이라도 나눠줄까 생각해보고 있다.

 

아이들 수업은 무조건 즐겁게 기억이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등학생들에겐 수업에서 어떤 대단한 것을 배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뭔가를 배우고 함께한 시간이 즐겁게 기억되야 하고, '할만했던 일'로 기억에 남아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미술이든 만화이든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수업이 종료되고 ,어느날 그 수업에 대해서 떠올려보았을때, 그림 그리는 게 조금 어려웠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어!' 하는 달콤한 기억이 남아야 한다. 

 

생각해보면 이게 어디 어린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이겠는가.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크지 않더라도 작은 성공, 혹은 즐거웠던 기억으로 삶을 채워나갈 수 있어야 한다. 거창한게 중요한 게 아니다. 해볼만한 일을 시도하고 즐거운 경험으로 남기는 게 삶을 살찌운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나는 나에게 어떤 어른이었나 생각해본다. 스스로를 닥달하고 자판기에서 커피 뽑아내듯 내게서 뭔가를 뽑아내려고만 했지. 즐기고 향유할 시간과 여유를 주지 않았다. 너무 바빠서가 아니고, 그냥 그런 것은 많이 하면 안되는 건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그런 게 아니다. 이제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향유하고 하루 하루 작은 즐거움, 작은 승리, 작은 기쁨을 쌓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내 자신에게도 그런 시도를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선물하고 싶다.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것을 보면서, 내가 어렸을 때는 어땠던가 생각해보게 된다.
걔중에는 글씨 쓰는 것이 매우 서툰 아이들이 보인다. 내가 초등학생 3,4학년 때도 이랬나 생각해보는데,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지금 아이들보다 잘 쓰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시에는 휴대폰은 커녕 개인 컴퓨터도 공급이 되지 않은 시대였고 공부는 무조건 연필을 잡고 있던 때이니, 글을 쓰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같은 내 또래의 친구 중엔 그 나이에 정말 글씨를 어른처럼, 명필처럼 쓰는 아이도 있었다. 

 

12개의 칸에 자신이 만든 스토리에 해당하는 만화를 그리게 했다. 적정량이라고 생각하고 시켰는데, 아이들에게 조금 벅찬 양이었나 보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진행하려고 한다. 

 

 

 

 

 

6월 12일,

 

오늘은 만화의 제목 짓기와 다음주 머그컵에 프린트 될 만화 주인공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머그컵에 프린트 된다고 하니, 다들 눈을 크게 뜨고 열심히 그린다. 애들이나 어른이나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임하는 것과 그냥 하는 것과 다른 것은 마찬가지인가보다. 사람은 작더라도 또렷한 목표가 필요하다. 그것이 뭔가를 제대로 만들게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건 나에게도 적용된다. 나 역시 막연히 그림을 그리겠다. 글을 쓰겠다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었는데, 막연한 것은 마음 속의 불씨를 당기지 못한다. 아주 사소하더라도 또렷한 목표, 따라갈 북극성이 필요하다. 

 

오늘 아이들이 열심히 그린 그림들...

 

머그컵에 그린 그림이 프린트 될때, 왼쪽과 오른쪽이 반대로 나오기에, 만약 글씨를 넣고 싶다면 글씨를 반대방향으로 써야 한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이 작업이 까다로울 것 같아서, 글은 그냥 쓰지 말라고 했는데, 기어이 글을 반대로 써서라도 넣은 아이들이 많다. ㅋㅋㅋ

 

 

 

 

 

 

 

아이가 그린 그림 하나를 어플을 이용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