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lass 미술 수업/어린이 미술수업

[도서관 특강] 어린이 만화 교실 (2023년 4월) - 4

Anan아난 2023. 9. 3. 20:33

하남 도서관에서 열린 어린이 만화교실 수업이 이번주에 모두 끝났다.

완성도는 모두 제각각이었지만, 그래도 모두 자신이 생각해두었던 스토리를

만화 형식으로 풀어내는 경험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 더 의미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그려낸 만화는 아래와 같다.

 

 

 

A양은 만화에 관심이 많으며 아주 진지하게 그리려고 애쓰는 친구였다. 하나 하나 정성스럽게 그리려고 했다. 스케치를 너무 열심히 그렸기 때문에 만화를 채색할 시간은 없었다. 아직 인체를 그리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인물을 옆모습으로만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하고 싶은 말, 풀어내고 싶은 스토리가 아주 많은 아이였다. 이 만화는 그 중 극히 일부만 그려낸 것이다.

 

 

아주 수줍은 성격의 B양. 목소리도 작고 수줍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빼먹지 않고 모두 다 표현하려고 애쓴다. 내가 이렇게 저렇게 하면 빨리 끝날 수 있다고 제안해보았는데, 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끝내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완성했다. A양과 B양은 만화에 채색은 못했지만, 그 안에 완결된 구조를 가지고 가장 정리된 형태의 만화를 보여주었다.

 

 

C양은 그림 그리는 것 자체보다 말로 자신의 스토리를 열정적으로 설명하기 바빴다. 자신만의 세계가 있는 아이같았다. 애석하게도 나는 아이가 말하는 스토리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마법의 세계가 나오고 요정과 좀비가 나오는... 그러면서도 매우 드라마틱하고 사랑과 희생이라는 가치가 나오는 강렬한 스토리가 전개된다.

 

 

 

D군의 만화의 제목은 '잠 잘때 일어난 일' 이다. 제목 그대로 꿈 속에서 일어난 일을 그리고 있다. 꿈 속에서 무서운 호랑이를 만나고, 쫒기다가 동굴 속에 들어간 주인공은 다시 잠이 든다. 잠에서 깨어나보니, 다시 자신의 방에서 깨어난다는 스토리다. 매우 단순한 스토리이지만 아이는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동원해 매우 열심히 그렸다. 그림을 만화처럼 그리기보다 회화처럼 표현하는 친구였다.

 

 

E양은 사실 수업시간에 집중을 잘 하지 못했다. 약간 남들이 하니까 마지못해 하는 느낌이랄까.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자기 나름대로 끝내보려고 애쓰는 것이 느껴졌다. 대체적으로 글씨 매우매우 작아서 읽기가 조금 힘들다. 나름 이야기를 이해해보려고 E양에게 설명해달라고 했는데, 아이의 설명을 들어봐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분명 단순한 스토리인데, 아이들의 머릿속은 어른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얼핏 느끼게 되었다.

 

 

 

F양도 E양과 마찬가지로 약간 억지로 한 감은 있었는데, 뭐랄까 책임감이 강한 편이었다. 자기가 시작한 것은 싫더라도 잘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아이 같았다. 그래서 끝까지 만화의 선을 정리하고 색을 컬러풀하게 칠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였다. 수업 내내 지루하면 종종 찡얼거렸지만, 누구보다 시작한 일을 완수하려고 하는 것이 보였다.

그 외 다른 학생들의 작품이 또 있었지만, 마지막 날은 너무 바쁘게 수업이 진행이 되어서 사진을 찍는 것을 깜박했다. 매우 아쉽게 여겨진다.

 

 

 

만화를 그리고, 만화의 주인공, 혹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캐릭터를 툰토이에 그려 완성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종이에만 그리다가 입체적인 인형에 색칠하게 되자 아이들은 좀더 흥미로워하는 것 같았다.

초등학생 3~4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었다.

이 아이들에게 2시간은 결코 짧기만한 시간은 아니다. 학교가 끝나고 와서 또 수업을 들으려니 지칠 수도 있는데, 모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해주어서 고마웠다. 수업을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요즘 아이들 정말 바쁜 것 같다. 어른인 나보다 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