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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야기

Anan아난 2024. 9. 17. 20:06

 
 
올 추석은 뭔가 다르다.

일단 9월 중순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추석이라는 점이 다르다. 추석에 에어컨이라니. 또한 추석이라는 명절의 특색과 특유의 분위기가 내가 어린 시절의 그것과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 내가 어릴 땐, 추석이 되면 대가족 친척들이 모여서 함꼐 음식을 하고 함께 밥을 먹었다. 그 떠들썩하던 분위기가 아직도 생각난다. 그 날엔 내 또래 친척아이들과 함께 놀곤 했다.

오늘 내가 맞이한 추석은 단촐한 가족이 모여서 간단하게 차린 저녁상을 함께 먹는 것이었다. 전도 안부치고, 송편도 없었다. 집에 아이는 2 살배기 조카 한명 뿐이다. 이 아이는 나중에 추석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아마 나이 많은 어른들 사이에 앉아서 밥먹는 날이라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세상이 이렇게 변할지 그때의 나는 알았을까? 어린 시절엔 굳이 미래 사회에 대해서 떠올려보지도 않았지만, 이렇게까지 세상이 크게 변할지 몰랐을 것이다. 변하지 않는 건 정말 없는 것 같다. 출렁이는 변화의 흐름에 맞춰 어떻게 하면 잘 살아나가고, 잘 적응해나갈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추석이었다.

많은 변화가 있지만 변치 않은 것이 있다면 가족과 함께 모여 먹는 이 한끼의 소중함이다. 평범하게 짝이 없는 순간들, 얼굴 마주보고 앉아 젓가락질하고 잡담하는 이런 순간들의 소중함을 20~30대의 나는 몰랐었다. 그깟 밥 한끼 같이 먹는다고 뭐가 달라질까? 이런 생각이 더 컸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평범한 순간의 소중함을. 평범하게 그지 없지만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그런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