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피 한남 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전시 'Nascens'이다. 작가는 Estelle Tcha.
Nascens는 라틴어에서 '태어나는'의 현재분사로 상태를 묘사하는 형용사이다. 에스텔차의 네법째 개인전 <Nascens>는 에너지가 물질로 변형되는 그 놀라운 순간을 재구성한다. -미술 전시 설명서
그 다음에 방문한 곳은 '가나아트 나인원'에서 진행 중인 김호재 작가의 [CastAway]
꽤나 멋진 강렬한 그림들을 볼 수 있었다.
김호재 작가의 작품에서는 영화 캐스트 어웨이, 문학작품 모비딕, 파리대왕에서 나오는 장면들이 나와있다. 작가가 주제를 드러내는데 쓴 표현 방법이다.
김호재는 영화의 무인도를 작가의 작업실에, 조난자를 '자신'에 빗대며, 작품 속 '윌슨'의 도상은 창작자인 작가 본인의 초상이자 그가 창조해낸 작품의 투영체로 여긴다.작품이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수년전 '척'이 느꼈을 고립감에 공감했다. 뉴욕에서 첫 개인전을 열기까지 그는 그림들만 덩그러니 있는 작업실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며 누군가가 그림들과 자신의 존재를 알아봐주길 간절히 원했다. -작품 설명 중
작품 설명을 읽으며, 그가 느꼈을 예술가의 고립감, 혼자 섬에 있는 느낌 등에 공감했고 그것을 영화나 문학과 같은 스토리로 풀어낸 것이 흥미롭다고 느꼈다. 작품 하나하나도 매끄럽고 예쁘게 그려진 것이 아닌 강렬한 텍스쳐를 느낄 수 있게 제작되었다. 이러한 작품들을 보면서 또 한편으로 느낀 것은 현대사회에서는 미술 회화 작품들이 '조각화' 된다는 것을 느꼈다.
과거에 조각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느꼈던 느낌을 우리는 이제 회화 작품들을 보면서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그러면 이 시대의 회화는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디지털 아트나 영상 예술이라는 생각을 했다. 워낙에 Airy한 느낌이 강한 무엇. 과거에 매체가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회화가 그 Airy한 파트를 담당했다면, 그것은 이제 디지털 예술로 넘어갔고, 물성이 강하고 실재 공간을 장악하는 회화 작품이 조각과 같은 위상을 담담하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각의 위상은 어떠한가?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조각 작품에 대해 이해가 깊지 못하다.
이번에 한강진역 근처에서 총 4개의 전시를 관람했는데, 그림을 보면서 느낀 것은 그림을 보는 것이 인터넷 영상이나 영화를 보는 것보다 휠씬 재미있다는 것이었다. 그림은 움직이는 화면도 아닌데, 내 마음을 더욱 활성화 시킨다. 그 느낌이 참 좋았다. 어쩌면 폭력적일 정도로 메시지를 가득 때려붓는 영상매체에 비해서 관객에게 적당한 거리를 두고 편안하게 사색하고 감상할 수 있는 예술작품들이 내게 편안함과 기쁨을 주었다.
좋은 작품들을 좀더 자주 보러 다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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